수제순대로 끓인 순대국밥. 자운대 대덕연구단지 직장인들 인기
찬바람이 따끈한 국밥생각을 절로 나게 만드는 계절이다. 뚝배기에 담긴 국밥을 후후 불며 한 그릇 비워야 왠지 먹은 것 같다. 지역에서 서민적이고 대중적인 순대국밥으로 전국방방곡곡 유명세를 타는 곳이 있다.
대전시 유성구 신성동에 있는 ‘천리집’(대표 최옥란52)은 직접 만든 순대로 끓인 순대국밥과 순대철판볶음으로 유명세를 타는 곳이다. 2004년 창업해 지역주민들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애경종합기술원 앞에 위치해 있으며, 시골장터 국밥집처럼 정감이 가는 집이다.
순대국밥은 밥과 순댓국이 따로 나오는 따로국밥이다. 순대국밥은 이름만 들어도 시골장터가 떠오르고 서민들의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해장음식이다. 어디서나 흔하게 먹을 수 있는 국밥이지만 식재료와 정성에 따라 맛은 다르다. 자칫 조금만 소홀하면 돼지 ‘잡내’가 나기 때문이다.
가마솥에 국산 사골로 24시간 푹 고운 육수가 맛의 비법이다. 오랜 시간 끓여서 걸쭉해진 국물이 구수한 입맛을 자극하는데 다른 육수와는 비교가 안 된다. 여기에 선지가 가득 들어간 순대는 윤기가 좔좔 흐르고, 두툼하게 썬 머리고기와 내장, 소창을 넣고 뚝배기에 끓여 나온다.
순대국밥은 국밥에 순대만 넣는 걸 원하면 순대만, 순대+내장, 순대+내장+머릿고기 등 취향에 맞게 주문할 수 있다. 새우젓으로 간을 하고 부족하면 리필이 가능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국밥과 궁합이 맞는 깍두기와 김치도 직접 담는다.
논산도축장에서 당일 가져온 내장, 당일판매 원칙으로 신선함 지켜
순대는 동물의 내장에 선지, 부속고기, 곡물, 채소 등을 넣어서 쪄낸 음식이다. 이곳이 유명해진 데는 이런 순대를 최옥란 대표가 일주일에 2-3번 새벽에 직접 만들기 때문이다. 소창 속에 당면, 양배추, 선지 등 각종 야채 30여 가지를 넣고 만든 토종야채순대다.
순댓집에서 직접 순대를 만드는 일은 흔치 않다. 유명순댓집에서도 순대만큼은 공장에서 받아서 쓴다. 순대를 만든다는 것이 힘도 들지만 보통 번거로운 일이 아니어서다. 순대를 만든다는 것은 그만큼 땀과 정성이 묻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런 순대를 맛보기 위해 식사시간에는 몰려드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처음에는 순대를 받아서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주방에서 일하던 직원이 인근에 순댓집을 차렸어요. 그 집과 차별화를 갖기 위해 순대를 직접 만들기로 했는데 쉽게 되지를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버린 순대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예전에 집에서 순대 만들 때 기억도 되살리고, 온갖 노력 끝에 오늘의 야채순대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 집 순대는 최 대표가 일궈낸 눈물겨운 노력의 산물이다. 5-6년 전만 해도 이 근방에는 순대국밥 집이 5곳이나 있었지만 지금은 천리집만 남았다. 그동안 경쟁구도가 얼마나 치열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모둠순대는 순대를 비롯하여 내장, 오소리감투, 염통, 허파, 간 등이 나오는데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내장은 논산도축장에서 당일 가져와 당일 판매한다. 그래서 신선하다. 순대철판볶음은 철판에 야채순대와 곱창, 양배추, 당근, 양파, 깻잎, 당면 등에 특제양념장을 넣고 볶는다. 돼지누린내가 나지 않고 갖가지 재료가 내는 다양한 맛이 일품이다. 술안주에도 좋고 밥을 볶아 먹는 맛도 별미다.
천리집이란 이름이 궁금했다. “신성동은 자운대와 대덕연구단지가 있어 전국에서 찾는 곳입니다. 또 이 분들이 전국 방방곡곡 안 가는 곳이 없기 때문에 천리를 간다는 뜻으로 ‘천리집’으로 상호를 정했습니다. 실제로 아들이 삼척에서 군대생활을 했는데 그곳의 상사들이 ‘천리집’을 알고 있을 정도로 전국에 이름이 알려졌죠. 심지어는 자운대에서 교육을 받았던 분들이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북대전IC와 가깝다보니 들러서 국밥을 먹고 가는 일도 많습니다.”
새벽5시부터 정성들여 순대 만드는데 다른 곳과 맛 비교는 자존심 상해
최옥란 대표는 부여 규암이 고향이다. 결혼 후 대전으로 와서 전업주부로 살았다. 하지만 남편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절박한 심정으로 생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옛날 친정어머니한테 배운 음식솜씨와 자기 노력을 발휘해 10년 만에 지역 최고의 순대국밥을 탄생시킨 맹렬 여성이다.
p>“다른 곳과 맛으로 비교하면 자존심이 상합니다. 5시부터 준비하는데 비교되는 게 싫습니다. 이곳에는 군인, 직장인 등 교육생들이 많아 어찌 보면 한번 오고 안 올 수 있지만 오히려 처음 왔다고 많이 퍼주니까 그분들이 더 단골이 되었습니다.”
순대국밥은 아무리 잘 끓여도 호불호가 있다. 하지만 순대국밥이라고 가볍게 보면 안 된다. 이제라도 직접 제조한 순대 맛과 담백하고 개운한 국물, 신선한 머리고기와 고소한 맛의 내장이 있는 ‘천리집’을 찾아보자.<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예약문의:042-864-3880
영업시간: 오전8시-오후 10시(주말 9시)
휴일: 연중무휴
좌석:1.2층 120석
주소: 대전시 유성구 신성남로 127(신성동125-3) 애경종합기술원 앞
주차: 식당 앞 도로포장: 가능
차림표: 순대국밥6000원.모둠순대,머리고기(대)15000원.(중)10000원9소)7000원. 순대한접시5000원.철판순대볶음.철판순대전골 (25000원.(중)20000원 (소)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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